비알카자르 데 시르가 → 칼자디야 데 쿠에자 (5월 26일)(19)
비알카자르 데 시르가 → 칼자디야 데 쿠에자 22.9km 5시간 40분
2013년 5월 26일 맑음 갬 흐림 맑음
비알카자르 데 시르가 06:40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아침식사 08:00~08:20
간이 바/ 점심 10:40~11:00
칼자디야 데 쿠에자 12:20
6시에 관리자가 들어와 전등을 켠다. 모두들 짐꾸리고 정리하고, 6시 40분에 알베르게를 나서 광장 앞의 식
당 옆에 있는 야고보상을 찍고 출발이다. 서녘에는 아직 달이 있고 밀밭사이로는 해가 뜬다.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의 바에서 아침식사를 든든히 한다. 유서 깊은 도시이다. 어제 여기까지 왔으면 더 좋았을 것을.....
여러 성당을 지나고 옷가게, 바, 책방, 주방용품가게, 약국 등등 규모가 크다. 앞으로 17km 진행하는 구간
은 마을도 없고 식당도 없고 끝없는 지평선만 있을 뿐이란다. 도로를 따라가는 산티아고길은 밀밭 사이의 흙
길로 들어선다. 끝없는 들판, 지평선만 이어지는 길이다. 반대편에서 씩씩하게 오고 있는 멋진 여성은 한국
여성이 아닌가! 산티아고까지 갔다가 다시 반대로 생장 피드포르로 왕복을 한단다. 우와! 대단하다. 햇빛을
받으며 북동쪽으로 진행하는 길은 더욱 고된길일텐데... “한국 여성 파이팅!”을 외쳐준다. 안내책자에는 바
가 없다 했지만, 반갑게도 중간 지점에 이동식 간이 바가 있다. 점심으로 삶은 달걀과 커피를 사서, 준비한
빵 과일과 같이 먹으니 또 다시 힘을 얻는다. 미루나무 가로수가 늘어선 직선으로 뻗은 길을 따라 진행한다.
군데군데 미루나무가 주는 그늘에 감사하며, 심은 손길에 축복을, 그래도 뜨거운 태양을 등지고 걸으니 얼마
나 다행한 일인지... 뜨거운 끝없는 지평선을 보며 걷다보면 끝은 있겠지, 몸은 고되지만 지금 이 길을 걸을
수 있는 건강과 여건에 무한 감사할 뿐이다. 드디어 교회가 보이고 언덕을 내려서니 마을이 보인다. 수영장
이 있는 사설 알베르게에서 배낭을 내린다. 날씨가 서늘하여 누구도 수영장에 들어갈 생각을 못한다.
방으로 들어서니 조용하다. 미리 도착한 순례자들 모두 침낭속에서 잠들었거나 책을 읽고 있다.
작은 마을도 너무 고요하다. 빈집이 많고 상점도 없고 아이들도 없고.....
동네 바에서 오늘 ‘카미노 데 산티아고’길 반 넘은 것을 운규씨와 맥주로 자축한다. 총 774.3km 중 385.1km
가 남았다(까미노 데 산띠아고 여행 안내서/윤태일 지음/다밋 출판사).
옆 좌석의 독일 함부르크에서 오신 교포 부부도 축하해주신다. 남자분은 40여년전에 광부로, 여자분은 간호
사로 독일에 오셔서 한국의 동생들을 공부시키고, 집안을 일으키고, 자식들 훌륭하게 키우시고, 몇 년전까지
옷가게를 하셨지만 지금은 건강하게 부부가 누릴 일만 남았다고 하신다. 매일 30~40km걷는 이길이 2번째
길이고 스페인 세비아에서 시작하는 ‘은의 길’도 걸었고 북쪽길도 걸으셨다는 근검절약이 몸에 배이신 분들
이다. 내년에는 한국의 동해안에서 남해안 서해안을 따라 걸을 계획 중, 제주의 올레길도 추천해 드렸다. 자
랑스런 한국인이다. 독일인 부부에 의하면 지금은 여기도 이상기온이란다. 예전 같으면 굉장히 뜨거운 길이
라는데, 어쨌든 감사할 따름이다.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의 성 야고보상>
<간이 바>
<칼자디야 데 쿠에자의 사설 알베르게>
<바에서의 저녁 식사>
<알레르게의 신발과 지팡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