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중국 쓰촨성 - 쑹판(송판)

치악산지기 2015. 5. 27. 10:48

중국 쓰촨 1달 배낭여행 - 쑹판(송판)

4월 4일(토) 흐림 맑음 흐림 비

 주자이거우(07:30) - 쑹판(송판)(10:00) : 버스

 쑹판 하이킹 : 티벳마을 - 서문 - 북문 - 구시가지

어제 주자이거우의 풍경에 취해 새벽녘에야 간신히 잠 들다.

큰배낭 뒤에 메고 앞으로 작은 배낭 메고 버스터미널까지 걷는 아침 길이 상쾌하다. 

쑹판행 미니버스에 오른다. 서양여인도 타니, 나 외에 외국인이 있다는 것이 왠지 듬직하다.   

찬란하게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에 졸다가 문득 깨어보면 차창 밖 풍경은 수시로 변한다.

높은 산을 끼고 가다 어느 덧 넓은 평야, 침엽수림이 우거진 길, 소와 양을 방목하는 넓은 들을 지나

드디어 쑹판에서 내리니 삐끼들이 달려든다. 영어가 유창한 엠마를 따라 숙소를 정한다. 도미토리는

자리가 없어 싱글룸을 깍아서 80위엔 정한다. 엠마가 운영하는 식당을 찾아간다. 쓸고 닦고 화분에 

물을 주고 있는 엠마는 싹싹하고 부지런도 하다.  아침겸 점심으로 토스트와 달걀프라이를 먹고

생강차를 마시며 오랫만에 wifi가 되어 밀린 안부를 여기저기 날린다.  

주변을 어슬렁,  가까운 계곡을 끼고 걷다가 산줄기를 찾아 올라서 룽다와 오색 타르초가 펄럭이는

티벳마을로 간다. 주민들에게 먼저 인사하면, "뭐라 뭐라" 활짝 웃으시며 긴 말씀이 이어지나 웃음으로 

얼버리는 수 밖에~   

도시를 흐르는 민장강줄기 따라 길도 같이 가고 쑹판을 에워싸은 산과 산너머의 설산이 아름답다.  

산을 깍아서 계단식 밭을 만든 인간의 수고로움이 대단하다. 서문을 거쳐 시가지로 내려가는 길도 잘 

정비되었다. 정자에 잠시 앉았다 티벳사원에 들른다.  향불을 사르며 절을 하는 모녀인 듯안 두 여인의

간절함이 마음에 닿는다. 송첸캄포와 원청(문성)공주의 동상이 서있는 북성문에는 중국인 단체관광객들로 

만원이다. 당태종때 티벳(토번)에 시집온 원청(문성)공주는 얼마나 용기 있는 여성인가! 고려 공민왕에 시집

온 노국공주가 떠오른다. 성문을 들어서면 구시가의 정겨운 풍경이 아기자기하다. 토마토와 오렌지를 사들고

엠마스키친에 오니 한국인 패키지팀이 가이드와 식사중이다. 내일 말 트레킹을 한다기에 옆건물의 말트레킹

여행사에 가서 예약을 한다. 말타기가 처음이라 무섭다고 엄살을 떠니 오너가 얌전한 말로 천천히 간다며 문제 

없단다. 숙소는 냉냉한 데, 비까지 내리는 추운 밤이다.

 

 

 

 

 

 

 

 

 

 

 

 

 

 

 

 

 

 

 

 

 

 

 

 

 

 

티벳 사원

 

 

 

두 여인의 간절함이 내게도 가슴에 닿아 꼬~옥 소원이 이뤄지길.... 

 

 

 

 

 

 

 

 

 

 

 

 

 

 

 

 

 

 

 

 

 

 

 

송첸캄포와 원청(문성)공주

당 태종 때 '송첸캄포'가 티베트인들의 영토를 토번 왕국으로 통일하고 태종의 딸과 결혼하겠다며

사절단을 당의 수도를 목적지로 당의 관할지인 쑹주(지금의 쑹판)를 지날 때, 쑹주의 책임자는 사절단을

감옥에 가둬버렸다. 이 사건을 계기로 당과 토번은 쑹주에서 격렬한 전투를 치뤄 1차전은 토번이 승리하고 

2차전에서는 대규모 지원군을 파견한 당이 승리를 거둔다. 전쟁의 결과 화친의 분위기가 무르익자 쑹판은

당의 영역으로 남는 대신 원청공주는 토번으로 시집을 가게되어 두 나라 사이에 평화가 깃들고 원청공주는

티베트인들에게 당나라 문화 전도사 역할을 했다는~

 장안에서 시작해 쑹판을 거쳐 티베트 라싸까지 이어진 길이 바로 '당번고도'입니다.

 

 

4월 5일 (일) 맑은 후 흐림

 

                  말 트레킹 (10:00 ~ 15:40)

 

말 트레킹이 10시라 느긋하다.  2층 옥상에 빨래 널러갔더니 주변 산에 눈이 하얗게 덮였다.

 

8시쯤 고성에 가니 부지런한 상인들이 벌써 문을 열고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 어제 갔던 서문이

 

산위에 우뚝하고 눈이 하얗게 덮여 아름답다. 꽃빵 하나 사들고 숙소에서 토마토와 오렌지로 아침

 

식사를 대신한다. 말트레킹 여행사로 가니 벌써 말과 마부들이 와있다. 우리 팀 4명 중 2명은 

 

팩키지 여행자, 1명은 그들의 가이드이다.  순성북로를 따라 만장강 다리 건너 걸어가다 좁은 마을

 

길에서 흰 말위에 올라탄다. 청명한 날에 순풍 따라 느릿느릿 산길을 지나간다. 간 밤의 눈으로

 

사방의 설산이 아름답다. 앞의 여행팀 가이드 말고삐를 마부 아저씨가 잡고, 맨 뒤의 여자 말은 14살

 

꼬마가 잡고간다.  가지에 매달린 눈 녹은 물방울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이 보다 아름다운

 

보석이 있을까나! 밭고랑을 메는 여인과 마부가 인사하고 방목된 소와 양떼를 지나 산꼭대기에 이르니

 

우측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의 룽다와 오색 타르초가 펄럭인다. 장엄한 설산이 다가오며 자연의

 

위대함에 절로 숙연해진다. 이 순간 여기있게 한 하나님과 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이 넘친다. 특히 뭐든지

 

잘 먹고, 어디든 갈 수 있는 든든한 다리로 길러주신 부모님께 김사한다. 큰 절이 있는 마을로 내려가면

 

점심시간이다. 뒤에 오는 또 다른 팀과 같이 점심을 먹어야 하므로 그들이 올 때까지 상니파사원을 둘러본다.

 

황금 빛 사원지붕, 하얀 탑, 긴 마니차의 행렬을 지나 고요한 사원안으로 들어서니 자주 빛 승복 라마승의 환한

 

웃음에 마음이 절로 푸근해진다. 거대한 흰탑 밑 부분의 둘레는 불경을 새긴 돌판이 있다. 그 아래 우산

 

밑에서 노스님이 돌판에 불경을 새기는 작업을 하신다. 돌판 위의 종이를 잡아 드리니 종이를 펼치시며

 

힌두어를 보여주신다. 폴라로이드로 즉석 사진 몇 장 찍어 드리니 너무 좋아하셔서 뿌듯뿌듯하다.

 

 다시 돌아와 마부가 국수 끓이는 부엌을 들여다보고 , 뒷 팀이 아직 오지 않아 마을로 들어서 이집저집

 

기웃거리다 여인네 서너명, 꼬마 2명이 있는 집에서 노닥노닥, 과자도 얻어 먹고, 폴라로이드 즉석 사진을

 

찍어 드린다. 햇살 따스한 봄날이다. 호주팀이 도착하여 마부가 끓인 국수를 두 그릇씩 둘러앉아 먹는다.

 

국물에 들어간 감자가 달달하다. 모두 함께 왔던 길로 다시 말을 타고 간다. 내가 타고 가는 흰말은 개성이

 

강한 건지, 앞의 말이 가는 대로 가질 않고, 윗 길로 올라서거나  내려서서 길을 이탈하여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내리막길에서는 말에서 내려 걸어간다. 무릎 안쪽이 당기며 불편했는 데, 후련하여 계속 선두로 앞서

 

걸어간다. 마을의 시작점에서 말트레킹이 끝나고 버스터미널에서 내일 갈 황룽(황룡)과 그 다음날 마얼캉행

 

표를 예매하고 엠마스키친에서 생강차를 마시며 지인들에게 스마트질, 저녁으로 카레라이스를 먹는다.

 

햇빛아래 눈빛아래 트레킹이라 눈이 시리다.

 

 

 

 

 

 

 

 

 

 

 

 

 

매운 쓰촨요리의 재료들

 

 

 

 

 

 

 

 

 

 

 

 

 

 

 

 

 

 

상니파사원 입구의 마니차

 

 

 

 

 

 

 

 

 

 

 

 

 

 

 

 

 

 

 

 

 

점심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