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오색-대청봉-한계령)
1. 일시 : 2007년 9월 27일
2. 날씨 : 온종일 안개와 비 그리고 바람
3. 인원 : 산지기외 직장동료1인
4. 산행시간 및 산거리 : 8시간 03분, 13.3km
5. 코스 : 오색-설악폭포-대청봉-중청대피소-끝청-한계령매표소-한계령
6. 교통 : 승용차(남원주출발 9월 27일 0시 -오색 도착 02시 10분)
갈때 : 남원주IC - 홍천IC - 인제 - 오색
올때 : 한계령 - 오색 - 인제 - 홍천IC - 남원주IC
7. 산행시간
남설악매표소(오색) 03:03
쉼터 03:55
설악폭포 04:30
대청봉(1707.9m) 06:08 - 06:18
중청대피소 06:32 - 07:24(휴식 및 아침식사)
소청,한계령갈림길 07:25
끝청(1604m) 07:49 - 07:59
귀때기청봉갈림길 09:26
1397봉 10:29
한계령매표소 11:02
한계령휴게소 11:06
남원주 IC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홍천 IC를 빠져나와 인제 방면의 44번 국도를 따라간다. 좌우의 산그림자도 안개에 싸여 검은 형체만 보일 뿐, 만월의 달도 숨어버렸다. 실로 오랜만에 찾는 설악산이라 가슴이 설레인다. 한계령과 진부령갈림길에 들어서면 작년과 올해의 폭우로 훼손된 도로는 추석과 가을 단풍객을 위해 임시 복구 되어 길을 열었으나, 좌우 계곡에서 무너져 내린 돌맹이와 흑더미들이 가슴을 에인다. 2시 10분경 남설악 매표소를 지나 주차장에 이르니 입구는 모두 쇠줄로 굳게 잠겨져있어 다시 매표소 방향으로 올라와 적당한 장소에 주차를 하고 빵과 과일로 간단한 아침요기를 한다. 차창을 때리는 가는 빗방울과 밀려드는 안개로 설악산을 제대로 볼 수 있을지...
8. 산행기
3시에 남설악매표소 입구에서 직원을 깨워, 문을 열고 드디어 대청봉으로 가는 가장 짧은 코스 인 설악산으로 들어간다. 어둠속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하며 우리 둘만 가는 설악산은 또 다른 여유와 희열을 준다. 드문드문 산허리를 돌아갈 때 밟았던 흙길은 수많은 인파로 몸살을 앓는 등산로를 보호하기 위해 돌계단으로 바뀌어있다. 앞으로 설악산에서는 흙을 밟기가 어려울 듯... 차속에서 급하게 먹은 빵이 체했는지 어지럽고 식은땀이 난다. 제1쉼터에서 안쌤의 지압으로 잠시 진정을 하고, 조망이 터진 앞봉우리의 검은 형체를 바라보며 설악의 숲속에서 고요를 즐긴다. 계속되는 계단길을 올라가다 우측아래에서 물소리가 점점 커지면 설악폭포에 다가 온 것이리라. 여기저기 싸여있는 돌더미와 철근 목재들은 계곡주변의 계단공사가 추석연휴라 중단되었는지 흉물스럽다. 설악폭포의 이정표를 확인한 시간 4시 30분이다. 이후 급경사 오르막이 계속되며 고도가 높아질수록 구름인지 안개인지 운무속을 걸어간다. 나무계단이 나오며 숲속을 벗어나니 안개비가 옷을 적신다. 여명이 밝아오며 설악의 단풍도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는데, 계속된 비로 단풍잎은 붉은색이 퇴색되고 가장자리가 마르거나 병들어 검은 반점이 군데군데 있어 불타는 주홍빛을 볼 수 없어 안타깝다. 점점 거세게 몰아치는 비바람에 중심을 잡을 수 없이 비틀거리며, 사방이 안개에 싸여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지라도, 대청봉 표지석을 부여잡고 설악의 정상, 1707.9m에 선 기쁨을 나눈다. 중청대피소에서 1박을 하고 올라오는 사람들을 비로소 한두명씩 만나게 된다. 셔터를 누룰 수 없을 만큼 강한 바람으로 카메라가 흔들려 간신히 기념사진을 대충 찍는다. 중청대피소를 향해 내려오는 길도 세찬 비바람이 얼굴을 때리며, 바람에 날아갈 것같은 두려움으로 잔뜩 허리를 숙이고 자세를 낮추며 정신없이 내려온다. 중청대피소에 들어서 추위에 언 몸을 녹이고, 비바람을 피하니 전혀 다른 따뜻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그야말로 대피소의 덕을 톡톡히 본다. 추석연휴가 지나선지 대피소는 한산하다. 이대로 계속 가다보면 빗속에서 점심 먹을 장소도 애매하여, 아예 여기서 점심으로 싸온 도시락을 펼쳐드니 산행 중에 가장 행복한 시간을 갖게 된다. 안쌤의 울긋불긋 색스런 파프피카로 식욕을 돋구고, 김치로 밥맛을 살리며 잘익은 황도의 향긋함이 긴 여운을 남긴다. 도시락을 비우니 배낭은 한결 가벼워지고, 배는 든든하여 최고의 기분으로 빗속의 설악산을 간다. 1분후에 소청 갈림길에서 좌측의 한계령방향으로 올라선다. 그래도 운무속의 대청봉 능선길을 뒤돌아보고 앞으로는 보이지 않는 소청과 봉정암 공룡능선을 헤아리며 긴 숨을 내쉬고는 부지런히 간다. 끝청에 도착해도 주위는 여전히 심연속에 잠겨있다. 저 멀리 앞쪽에는 귀때기청봉이 있을 테고, 좌측으로는 외설악의 가리봉 주걱봉 삼형제봉이 있을텐데, 설악의 빼어난 자태를 함부로 쉽게 드러내지않는 도도함인가? 그래도 이 가을 설악산에 있다는 것 자체 만으로도 행복하다. 비에젖은 바위지대를 조심조심 오르내리며 붉은 단풍잎 하나에도 감탄하고 감사하며 그렇게 귀때기청봉갈림길에서 좌측의 한계령길로 들어서며 긴 나무계단을 내려온다. 한계령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을 드무드문 만나고, 울산에서 온다는 그룹들도 만나고, 예전의 샘터에는 물줄기가 끊어지고 우측 아래에 계단설치 작업을 하느라 임시로 만든 숙소 여기저기에는 자재들이 어지럽다. 작업이 끝나면 깨끗이 철거를 해야할 텐데.... 좌측의 바위지대를 돌아 힘겹게 오르면 1397봉인데 아직도 조망은 없다. 이후로는 계속되는 돌계단길을 하염없이 내려서 한계령에 도착하게 된다. 휴게소에서 오색으로 가는 버스표를 예매하여 기다리는 동안 비에젖은 배낭을 말리면서 남은 과일과 간식을 먹고 밖을 나서니, 아! 드디어 설악이 그 자태를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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