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스크랩] 불수사도북-5산 종주

치악산지기 2008. 5. 21. 12:32













불수사도북( 불암산 -수락산-사패산-도봉산-북한산)-5산종주

1. 일시 : 2006년 9월 30일(토) ~10월 1일(일)
2. 날씨 : 바람, 구름 적당히 맑은 무지 좋은 날
3. 인원 : 12(조약돌, 늘푸른나무, 대장님, 운해, 행복한하루, 산지기, 늘봄, 작은악마,
뚜벅이, 한재호, 홍삼동자, 청풍)명
4. 지원사격 : 가필드, 뚜벅이님갈비뼈, 사이먼과 갈비뼈, 한현덕, 대장님갈비뼈,
늘푸른나무갈비뼈
5. 거리 및 시간 : 약 60km, 24시간 20분
6. 식사 및 물보충
*몸보신(21:30- 21:40)은 지하철7호선 중계역-웰빙 포도즙과 배즙, 그리고 웰빙쿠키
*아침(05:10-05:38)은 회룡역 부근 - 된장찌개 및 순두부 찌개 , 물보충
*간식 조달 (05: 44) - 커피와 샌드위치
*점심(13:00-13:58)은 우이동 - 된장찌개 및 육개장, 비빔밥 그리고 막걸리와 생맥주,
물보충
*북한산대피소 샘터에서 물보충

7. 산행시간
21: 55 10번 버스종점/스트레칭 5분
22:04 쌈지마당/탑
22:50 봉화대/헬기장/420봉/휴식
23:03 깔딱고개
23:07 거북바위
23:20 불암산/509.7/휴식
23:30 다람쥐광장
00:18 덕릉고개/동물이동통로/휴식
00:27 우측에 철탑
00:42 철망안으로
00:55 철탑 아래로
01:29 치마바위
02:00 수락산/640.6봉/휴식
02:29 홈통바위
03:10 도정봉/526봉
04:21 동막골
04:50 회룡역부근/아침식사 및 휴식 48분
05:44 간식( 커피와 샌드위치)지원
06:03 호암사오름길/시멘트도로
06:18 호암사/좌
06:20 마당바위/휴식
07:03 사패산 갈림길
07:18 사패산/552봉/휴식
07:41 사패산 갈림길
08:28 산불감시초소/원효봉갈림길
08:32 포대능선
09:20 자운봉전위봉/휴식
10:36 오봉 갈림길
10:53 헬기장
11:16 우이암/좌
11:28 보문산장
11:32 원통사
11:51 철탑아래
12:12 매표소
12:50 우이동부근/점심식사 및 휴식 60분
13:58 도선사 가는 아스팔트도로
14:35 백운대 매표소
15:08 대피소
15:35 백운산장
15:50 위문
16:38 용암문
17:15 북한산 대피소/샘터
17:42 대동문/2개팀으로 구성
19:37 헬기장
19:42 비봉 우회
19:46 불광매표소 2,5km
22:04 산사사 가족팀 마중
22:20 대호매표소 지나 드디어 완주

불수사도북(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 5산 종주
21시 30분 지하철 7호선 중계역에는 불수사도북 5산 종주를 앞둔 산사사회원님들의 포부가 격려차 나오신 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하늘을 찌른다. 가필드님 집에서 만든 웰빙 포도즙과 배즙 한 잔으로 원기를 불어넣고, 작은악마님이 직접 구운 쿠키 한 봉지씩 배낭에 넣고, 가필드님의 승용차로 10번 버스 종점까지 이동한 후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드디어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주택가를 거쳐 오르면 쌈지마당 탑이 나오고 좌측 밭둑을 지나 산길로 접어드니 공기가 상쾌하다. 어둠속에 헤드랜턴 14개 불빛이 반짝이며 앞으로 전진!
학도암은 어디멘지 어둠속에 놓치고, 통나무 계단길을 올라서 벌써 땀으로 젖는다. 우측 철망을 따라 진행하다 헬기장이 있는 봉화대에 도착하여 숨을 고른다. 몇 년 전에 왔던 불암산의 기억은 지워지고 모든 것이 새롭다. 깔딱고개 지나 거북바위에 오르며 밧줄을 잡고 오르는 암릉 길의 연속이다. 드디어 23시 20분 경에 태극기가 펄럭이고 삼각점(성동24,1994재설)이 있는 불암산에 도착한다.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을 바라보며 시원한 밤공기를 마시며 산사사님들의 따뜻한 마음과 배려에 가슴까지 훈훈해지며 5산중 1개 산에 도착한 기쁨을 나눈다. 땀이 마르기전 서둘러 암릉구간을 조심조심 내려서며 다람쥐 광장을 거쳐 동물 이동 통로로 덕릉고개를 통과한 후 수락산을 향하기 전에 잠시 휴식을 취한다. 반짝이는 불빛 하나가 점점 다가온다. 수락산까지 혼자서 가는 산꾼이다. 언제 야간산행도 혼자서 떠나볼 수 있을까....
덕릉고개를 빠르게 질주하는 차량들이 속도방지턱 앞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아 끼-익 거리는 소리가 온 산을 울린다. 우측의 철탑을 지나 철망 안으로 들어서고, 우측으로 꺾어 다시 철탑아래를 지난다. 밧줄을 잡고 바위에 올라 잠시 숨을 고른 후 치마바위를 지나 다시 바위에 올라 야경을 즐긴다. 저마다 이름이 있는 바위일텐데, 이름을 불러줘야 그 바위가 가슴에 남을텐데, 어둠 속에 바위는 그냥 바위로만 남는다. 산사사여성회원님인 작은악마 늘봄 행복한하루님의 가볍고 날쌘 발걸음에, 오늘 중간고사 끝나고 몇 일 간 잠도 부족했을 중학생 재호의 묵묵한 발걸음으로 힘들다는 표현도 쏘옥 들어가고, 드디어 태극기 휘날리는 수락산에 도착하여 시원한 바람속에 의정부의 화려한 야경을 내려다보며 기쁨을 만끽한다. 수락산의 난코스인 홈통바위(기차바위)에 이르러 좌우에 설치된 밧줄을 잡고 둘 씩 내려선다. 한참을 내려온 것 같은데도 뒤돌아 내려보면 아직도 까마득하다. 밧줄을 더욱 힘차게 부여잡고 경직된 다리로 한 발 한 발 내딛는다. 긴 홈통바위를 모두 무사히 통과하고 도정봉(526)을 지나 동막골 입구에 다다르니 새벽 4시 20분이다. 예전에 있었다던 회룡역 부근의 감자탕 집은 없어지고, 뚜벅이님이 답사한 김밥집에 배낭을 내려놓고 막걸리를 마시는 팀에 끼어 한 잔 마시며 하산 기분을 낸다. 여자분들은 입맛이 없다며 한술 뜨는 둥 마는 둥, 왔던 길의 3/4은 가야한다며 서로 격려하며 식사를 끝내고, 물 1ℓ를 보충하고, 밖으로 나와 가게 문턱에 앉아 눈을 감고 깜박깜박 졸음 속으로 빠져든다. 운해님의 직장 동료 두 분과 여기서 헤어지고 12명이 사패산을 향해간다. 잠든 도심 속을 지나는 도중 아파트 앞에 뚜벅이님 갈비뼈가 준비하신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게다가 간식으로 샌드위치 2개씩 포장하여 나눠주신다. 와! 이 훈훈한 정은 산사사의 특징이다. 도봉산과 북한산을 지날 때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고 풍요로운 정이 넘치는 샌드위치를 먹어본 사람 있으면 나와 보시라!
범골입구로 들어서 호암사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올라서니 여명이 밝아온다. 어둠속의 불암산과 수락산은 암릉길로 긴장의 연속이었지만 도봉산은 시야가 훤해 지며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동녘하늘이 붉게 물든 사방이 트인 마당바위에서 지나온 수락산아래 안개에 잠긴 도심을 바라본다. 엉덩이를 붙이고 앉기만 하여도 달려드는 수마의 유혹을 어찌 뿌리칠지 아예 여기서 잠시 눈을 붙이고 가자며 드러눕는다. 그러나 어차피 우리가 갈길, 사패산 갈림길을 지나 사방이 트인 삼각점(성동 402, 1992재설)이 있는 사패산정상에 서니 가슴까지 확 트인다. 굽이굽이 도봉산과 상장능선이 펼쳐지며 그 뒤로 인수봉과 백운대가 눈부시다. 너른 마당바위에 배낭을 내려놓고 사진을 찍고 간식을 먹은 후 또 부지런히 도봉산 만장대를 향한다. 단풍이 물들은 바위능선에 넋을 놓고 바라보며 설악산만 절경이 아님을 새삼 느낀다. 도봉산의 포대능선길로 접어들며 마주오는 등산객들과 좌우의 갈림길에서 오르는 등산객들로 도봉산은 점점 붐비기 시작한다. 우측으로 우회하여 한 굽이 올라서니 아! 만장대 자운봉 신선대가 눈앞에 우뚝 솟아 있다. 앞서간 무적의 전사 늘봄님이 1시간이나 기다렸단다. 신선대 뜀바위 칼바위능선을 우회하여 나무계단을 묵묵히 오르고 내린다. 우측으로 오봉이 멋들어진다. 잘 생긴 우이암을 지나 좌측으로 내려서니 올라오는 등산객들이 많다. 보문산장을 지나며 원통사에서 들려오는 스님의 독경소리가 우렁찬데 불경에 문외한 이어서인지 불경소리가 놀리는 소리 같아 웃음이 나온다. 몸은 점점 지쳐오며 올라오는 사람에게조차 양보할 여유가 없이 피로하다. 철탑아래를 통과하여 우이매표소에 이르니 12시 12분이다. 주택가를 지나 아스팔트길을 걸어 대로변의 음식점으로 들어선다. 세수하고, 양말 벗고, 등산화까지 벗으니 살 것 같다. 저마다 식성에 맞는 된장찌개, 육개장, 산채비빔밥을 시키고 막걸리와 생맥주로 목을 축인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재호는 몸을 누이고, 자리에 앉은 우리는 꾸벅꾸벅 달콤한 졸음에 빠져든다. 마치 긴 꿈을 꾼 듯 15시간이 지나고 있다. 주문한 음식이 나와 다시 생기를 찾으며 입담을 늘어놓고, 물 1ℓ를 보충하고, 다시 신발끈을 조이며 마지막 남은 북한산에 투혼을 사른다. 불수사도북을 마쳤음에도 우리를 격려하러 여기까지 동행을 하신 청풍님과 개인적인 볼일로 부득이 여기서 마쳐야 하는 홍성탁님을 뒤로하고 이제 남은 10명이 도선사길을 오른다. 오후2시 뜨거운 햇볕아래 아스팔트 오름길을 걷는 것은 죽을 맛이다. 그래도 가야하기에 묵묵히 간다. 14시 35분에 백운대 매표소에 이르러 회원님들을 기다리다 대장님을 남겨두고 뚜벅이님, 늘봄님과 먼저 오른다. 늘봄님과 뚜벅이님은 벌써 저만치 앞서가고 깔딱고개를 올라 인수산장을 거쳐 오르니 우측에 멋진 인수봉이 눈앞에 있다. 언제나 인수봉 릿지를 할 수 있을까! 늘푸른나무님과 조약돌님을 지나치고, 무수히 내려오는 사람들을 피하며 아무 생각 없이 오른다. 백운산장에 도착하여 이온음료수로 갈증을 털어내고, 젖먹던 힘까지 뽑아내며 위문(15:50)에 도착한다. 하산하는 무리를 헤치며 백운대로 올라설 여력이 없어 그대로 용암문을 향해 내려선다. 우측으로 하얀 바위 백운대가 눈부시다. 단풍에 물들은 염초봉과 원효봉이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후미는 보이지 않고 뚜벅이님의 무전기는 직찍 거리며 교신이 않된다. 일단 용암문에서 후미가 올 때까지 40여분을 기다리며 한숨 돌린다. 북한산대피소의 샘터(17:15-20)에서 맘껏 물을 마시며 물 1ℓ를 보충한다. 17시 42분 대동문에서 후미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데, 후미의 조약돌님과 같이 오던 늘푸른나무님이 선두와 후미의 차이가 너무 크다며 2원화로 움직이자 제안한다. 그리하여 조약돌님과 늘푸른나무님 그리고 늘봄님이 뒤에 남고 나머지 우리들은 빠르게 진행한다. 점점 어두워지며 랜턴을 켜고 간다. 우회방향으로 대남문을 거치고 어둠속에 문수봉 내리막 너덜길을 내려가 다시 바위 위로 올라선다. 서울시내 야경을 원없이 보면서 산사사에서 분기별로 불수사도북을 하자고 운해님이 제안하니 모두들 손사래를 치면서 평생에 한번 할 일이지 두 번은 절대 못한다고 만장일치다. 신입회원에게만 시키라고 장단을 맞춘다. 이렇게 힘든 길을 우리를 위하여 길잡이로 나선 운해님과 늘푸른나무님에 대한 존경심은 북한산을 넘는다. 불수사도북 대장정에 오르기전 5산을 답사하여 빠른 연결로를 찾고 식당을 알아보며 시간을 체크한 뚜벅이님도 대단하시고, 더군다나 산행에 동행하지 못해도 격려해주며 출발지점까지 나오시고 또한 도착지점에서 기다려주신 회원님들이 있어 산사사의 무한한 힘을 본다. 여기서 같이 하는 아름다운 산행의 표본을 보는 것 같다. 이 모든 것이 산사사를 조화롭게 이끌어가시는 대장님의 인덕이 아닐는지.... 아울러 진정한 산꾼은 남을 배려하고, 도울 줄 아는 봉사정신의 소유자여야함을 새삼 느끼면서.....
뒤에 오실 조약돌님이 걱정되어 작은악마님이 전화통화를 시도하지만 번번히 연결이 않된다. 늘푸른나무님과 늘봄님의 저력을 믿으며 비봉을 우회하고 불광매표소 2.5km 지점(19:46)에 이르니 이제 1시간이면 도착하리라는 기대감으로 마음이 설레인다. 족두리봉으로 향하여 가다 좌측의 내리막길을 지나쳐 우측의 오르막으로 한참을 돌아서 올라가니 길은 점점 희미해진다.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가 길을 찾다가 비로소 좌측의 내리막길을 발견하였다.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계속 내리막길을 내려서니 저 앞의 검은 형체의 봉우리가 족두리봉이 아닌가. 저기까지 언제나 내려갔다 올라서나 한숨을 쉬는 사이 운해님이 발빠르게 앞장선다. 그러니 전진 또 전진이다. 마지막까지 애를 태우는 능선종주길이다. 드디어 대호아파트의 불빛이 보이면서 우리들의 가슴에도 희망의 등불이 켜지는 순간이다. 산아래에서 산사사를 부르는 회원님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또 하나의 선을 긋는 감격의 순간이다.
그후
불광역 부근에서 오늘 낙동정맥을 마치고 돌아오신 산사사의 회원님과 가장 맛있는 김치찌개를 먹으며, 기쁨을 나누고, 뒤이어 도착한 대단한 늘푸른나무님, 늘봄님, 조약돌님과도 벅차오르는 희열을 맛보며, 산사사님들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잊지 못할 긴 여운을 안고 귀가하였다.


출처 :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
글쓴이 : 산지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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