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 남도유배길 제2코스
-사색과 명상의 길-
2016년 3월 20일 맑음
1. 코스 : 정약용 남도유배길 2코스 따라 다산수련원에서 다산초당 백련사 사의재 거쳐
영랑생가 강진시장까지 느릿느릿 사색하며
2. 거리/시간 : 16km/ 10시간5분
06:55 민박집 출발
07:00 다산수련원
07:35 ~ 08:18 다산초당
09:10 백련사
10:30 철새도래지
12:05 목리마을
13:40 ~14:40 엘가커피카페/점심
14:50 사의재
15:20 영랑생가
16:10 시문학파기념관
16:40 강진시장
17:00 숙소/그린모텔
무릎 통증이 있어 오늘 걸을 수 있을지, 통증이 심하여 걸을 수 없으면 그 때 결정하고 일단 출발이다.
정약용남도유배길 제2코스 시작인 다산 수련원을 거쳐 다산 초당으로 향한다.
싱그러운 아침 혼자 가는 길은 명상의 길이다. 22년 만에 찾는 다산초당은 어찌 있을지 설레는 마음안고
뿌리가 드러난 소나무 삼나무를 밟으며 정약용의 삶같은 질고의 길을 간다.
걸을 수록 무릎 통증도 사그러들고, 너무나 신기한 몸이다. 서암에 이르러 다산 초당을 바라보고
약천의 물로 차를 끓여 마셨던 넓은 바위, 그 뒤쪽의 연지석가산을 가늠하며
초당마루에 앉아 정약용의 동선을 그려보고 목민심서를 집필하는 모습도 그려보며 고요함을 즐긴다.
대여섯명의 남자들이 초당에 이르러 휘리릭 백년사로 넘어간다. 연지에 떨어진 동백꽃이 유난히 붉다.
흑산도에 유배 중인 형 정약전과 정조대왕이 그리울 때 언덕에 올라 강진만을 바라본 장소에 세운 천일각,
마루에 앉아 땀을 식히며 정약용의 스산한 마음을 헤아려본다.
유배생활 동안 혜장선사를 만나러 간 백련사로 향한다. 동백숲이 아름다운 길목에 우뚝 솟은 해월루가 장관이다.
절 입구의 차밭이 정답고 동백꽃이 떨어진 절마당도 아름답고, 무엇보다 배롱나무 사이로 보이는 강진만이 일품이다.
신평마을 지나 철새도래지인 강진만을 끼고 걷는다. 넓은 갯벌에 웅크린 하얀 점들이 점점 다가오며 하얀 새가 된다.
좌측의 만덕산은 점점 멀어지고 갈대가 그득한 펄에서 작업하는 어부의 노고를 바라본다.
한 낮 햇살에 지쳐 목리마을 복지회관 정자에서 양말 벗고 한 참을 쉬었다 간다. 강진 시내로 들어와 정약용유배길을
놓치고 카페에서 긴 쉼을 하며 여기저기 스마트폰으로 소식을 전한다. 물어물어 사의재로 찾아온다.
강진에 유배와서 오갈 데 없는 다산의 딱한 사정을 동문매반가(동문에 있는 밥을 파는 곳) 주모가 골방 하나 내어주어
4년을 거쳐하던 곳 사의재이다. '네가지(생각, 용모, 언어, 행동)를 올바로 하는 이가 거쳐하는 집'이라는 당호에서 다산의
꼿꼿한 정신을 느낄 수 있다.
동백꽃이 후두둑 떨어진 영랑생가에서 시에 취하고, 시문학파기념관에서 백석과 윤동주 사진을 대하니 마음이 짠하다.
강진 시장에 들러 밑창 닳은 운동화를 버리고 새 신발을 산다.
뿌리의 길
- 정 호 승 -
다산초당으로 올라가는 산길
지상에 드러낸 소나무의 뿌리를
무심코 힘껏 밟고 가다가 알았다
지하에 있는 뿌리가
더러는 슬품 가운데 눈물을 달고
지상으로 힘껏 뿌리를 뻗는다는 것을
지상의 바람과 했볕이 간혹
어머니처럼 다정하게 치맛자락을 거머쥐고
뿌리의 눈물을 훔쳐준다는 것을
나뭇잎이 떨어져 뿌리로 가서
다시 잎으로 되돌아오는 동안
다산이 초당에 홀로 앉아
모든 길의 뿌리가 된다는 것을
어린 아들과 다산초당으로 가는 산길을 오르며
나도 눈물을 닦고
지상의 뿌리가 되어 눕는다
산을 움켜쥐고
지상의 뿌리가 가야할
길이 되어 줍는다
다산의 제자 윤종진 묘
다산초당에서 머물며 유배가 풀리던 1818년까지11년을 머물며 제자를 가르치고 글 읽기와 집필에 몰두하여
<목민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 600녀권의 저서를 남겼다.
천일각
다산초당에서 백련사 가는 길
해월루
백련사
백련사로 내려가는 길
사의재
영랑생가입구
시문학파기념관
강진 주택가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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